만성통증, 조기에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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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메트로내과
- 작성일 : 18-01-1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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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특별한 병이 없어도 여기저기 온몸이 아픈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통증은 자연스런 노화 현상이 아닌 질병이다. 통증은 처음에는 몸의 이상을 나타내는 신호로 나타나지만, 3개월이 넘어가면 통증의 신호체계인 신경계가 고장나 그 자체로 만성통증이 된다.
대한통증학회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이 만성통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중장년층으로 넘어가면 더 많아진다. 40~50대는 만성통증으로 치료받는 비율이 20~30대보다 1.6배 정도 많다. 나이와 상관없이 통증은 초기에 원인을 확실히 치료하면 거의 100% 완치되지만 통증의 신호전달 체계인 신경계가 망가지면 원인질환을 치료해도 통증 자체의 완치율은 50% 미만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모든 통증은 심각한 원인 질환이 없다고 해도 반드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우리 몸 전체에는 혈관과 나란히 통증, 온도 등을 느끼는 신경의 센서(감각수용체)가 뻗어 있다. 신체 내·외부에서 자극이 주어지면 이 센서가 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꾸고, 전기신호는 말초·척수·뇌신경을 거쳐 뇌에 통증 정보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생긴 급성통증은 인체가 자극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거나 자극을 일으키는 문제를 치료하게 해주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급성통증이 만성통증으로 변하는 과정은 전기 에너지가 많이 들어오면 전구 빛이 더 환해지거나 오랫동안 불이 켜지는 원리와 같다. 급성통증이 반복되면서 3~6개월을 넘어서면 통증 자체가 통증을 전달하는 체계를 망가뜨린다. 이로인해 신경세포에 통증을 전달해주는 전기신호(통증전달물질)가 많아져서 통증이 심해지고 지속시간도 길어지게 되어 만성통증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통증이 계속되면 신경세포 내에서 통증 자극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칼슘이 통증을 받아들이는 단백질인 통증수용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어내게 된다. 그 결과, 통증에 더욱 예민해지거나 자극이 전혀 없는 데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신경세포의 마약수용기 수도 줄어든다. 마약수용기란 통증을 억제하는 물질과 결합하는 조직으로, 마약수용기가 줄면 체내의 엔도르핀 같은 통증억제물질도 제 역할을 못 할 뿐 아니라, 진통제를 써도 신경세포에 제대로 결합하지 못하므로 약효를 내기 힘들다.
만성통증은 많은 문제를 유발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성인병과 치매가 그것이다.
만성통증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 자극이기 때문에,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줄어들어 약을 써도 통증억제가 잘 되지 않는다. 몸을 흥분시키는 교감신경도 자극돼 혈압과 맥박 수치도 상승한다. 또 체내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올라가 혈압과 혈당 등이 증가되므로 신체 전체적인 악영향이 쌓여 고혈압, 당뇨병, 치매 등의 위험이 커진다.
통증이 있는 부위는 잘 쓰지 않게 되고 아프지 않은 부위를 과도하게 써서 근골격계도 더 빠르게 약화된다. 심하면 뇌까지 쪼그라든다. 실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은 사람은 제대로 조절되는 사람보다 고혈압 위험이 4배, 빈맥 위험이 2.3배, 스트레스호르몬 수치 상승 위험이 14배, 체내 염증수치(ESR) 증가 위험이 3.3배로 높다는 미국 연구가 있다. 만성통증 환자 그룹은 정상 그룹에 비해 뇌의 크기가 5~11% 작다는 연구도 있다.
만성통증은 정신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대한통증학회가 통증클리닉 환자 1060명을 조사한 결과, 60%가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경험했다. 44%는 우울감, 40%는 집중력·기억력 감소, 37%는 불안감, 35%는 자살 충동을 호소했다. 만성통증을 겪으면 우울·분노·좌절·외로움·슬픔 등의 감정이 만성화돼 심하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강북 미아사거리 메트로내과 통증재활클리닉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연제택 원장은 "통증은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신호'와 같다. 온 몸이 아프다’는 말을 달고 살면서 병원에 가기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통증을 방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무조건 참으면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통증이 지속될 경우 가까운 마취통증의학과나 통증재활클리닉에 가서 CT나 MRI등을 통한 정확한 검사 후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의학의 발달로 주사와 물리치료 등 비수술치료만으로도 통증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외상이 없는데 생긴 통증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통증유발점 주사를 맞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근육이 뭉친 부분(압통점)을 풀어주는 주사로, 거의 대부분 한 번 맞으면 통증이 없어진다. 원인 질병이나 부상 없이 대부분 피로가 누적돼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서 생긴 근육통은 찜질·저주파요법 등을 한 달쯤 받으면 증상이 70~80% 정도 개선된다.”고 말했다.